뉴웨이브연극 선언

왕충(王翀)

2012

 

  우리 - 저와 제 친구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베이징의 짙은 안개 속에서 파도가 상처투성이의 제방에 몰아쳐 대는, 수구주의자들의 조각배 위로 솟구쳐대는 파도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짠 내 나는 바닷물이 밀려들어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습니다. 저는 싸구려 옷을 벗어 던지고 파도 속으로 뛰어 들어가 바다 속에서 이 세계를 재건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출렁이는 파도를 타고 물 위에 우리의 새 극장을 짓습니다. 우리의 극장은 파도에 실려 낡은 극장을 향해 돌진해 들어갑니다. 맑고 투명한 바닷물이 낡은 극장에 쌓인 먼지와 때를 씻어내고 불그스름한 시체를 쓸어가면 물고기와 아름다운 조개껍데기가 남습니다. 바닷물은 거짓의 전당과 화려한 무덤으로 돌진하여 플라스틱과 신문지로 덮인 위패를 휩쓸어 버립니다. 도시와 마을은 해수면에 잠기고 썩은 경전과 교리는 해저에서 흩어지고 매장됩니다. 과거 그 거대했던 선박은 이미 침몰선이 되어 속이 텅 비어있습니다. 망원경도 없고 더욱이 쿵쿵 뛰는 심장도 없습니다.

  우리는 낡은 세계에 작별을 고할 겨를이 없습니다.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가 아무도 가보지 않은 바다를 찾아 신선한 햇빛 한 줄기 한 줄기마다 우리의 이름을 새길 것입니다. 우리의 연극은 햇빛과 파도 속에서 상연될 것이고 상연과 동시에 사라지며 다음에 밀려올 거대한 파도를 준비할 것입니다. 우리는 물이 흐르는 대로 흘러가기도 하고 또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며 영원히 미래를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우리 - 저와 친구들은 이미 울려대기 시작한 기적소리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거나, 아니면 우리와 함께 갈 수도 있습니다.